IMF 외환위기 이후 한국은 정부 주도적 경제 운영에서 벗어나 시장의 자율성과 경쟁을 중시하는 신자유주의적 방향을 선택함으로써 경제 회복의 계기를 마련했다. 이는 위기의 순간에 제도와 인식을 전환한 선택이 결과적으로 국가 경쟁력 회복으로 이어질 수 있음을 보여준다.
AI 시대 역시 이와 크게 다르지 않다. 기술 혁명의 속도는 과거보다 훨씬 빠르며 한 번 경쟁에서 뒤처질 경우 다시 따라잡기 어렵다. 그럼에도 한국은 과도한 정부 규제와 복잡한 제도로 인해 신사업의 속도가 충분히 뒷받침되지 못하는 것이 현실이다. 이로 인해 일부 제조업과 IT 기업들은 AI 반도체 설계, 바이오 신약 개발, 플랫폼 기반 서비스와 같은 핵심 사업에서 연구·개발 단계부터 해외에 법인과 연구소를 설립하고 있다. 그 결과 국내에는 생산이나 관리 기능만 남고 기술 개발과 전략적 의사결정은 해외에서 이루어지는 구조가 점차 고착화되는 중이다. 이러한 흐름은 고급 인력 유출과 양질의 일자리 감소, 세수 축소로 이어지며 장기적으로는 기술 축적과 산업 생태계가 국내에 형성되지 못하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 따라서 AI 시대의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정부의 과도한 개입을 줄이고 시장의 자유를 확대하는 신자유주의적 정책 기조가 필요하다.
시장의 자율을 보장하고 규제를 완화할 때 기업은 기술 혁신과 성장 속도를 극대화할 수 있다. 실제로 우리나라는 2019년 '금융혁신지원 특별법' 제정을 통해 금융 규제 샌드박스를 도입하여 핀테크 스타트업들이 혁신적인 금융서비스에 대해 일정기간 동안 규제를 면제해주는 정책을 시행하였다. 그 결과 해외 진출 시도와 새로운 금융 서비스 출시 증가, 고용 확대 등 금융산업 전반에 긍정적인 파급효과를 미쳤다. 뉴스핌과 전국경제인연합회는 지난 3월 3~11일 전 산업분야 CEO(126명)를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진행하였는데 '새 정부가 경제 활성화를 위해 가장 우선적으로 추진해야 할 과제'로 '기업 규제 완화'를 71.4%가 손꼽았을 정도로 현재 대한민국에서는 기업 규제 완화를 통한 기업의 자율성 확보가 중요한 역할로 대두되고 있다.
또한 시장의 자율성이 보장될 때 기업은 기술 혁신과 성장 속도를 극대화할 수 있다. 특히 AI 산업과 같은 첨단 기술 분야에서는 규제의 속도가 기술 발전을 따라가지 못할 경우 기업 경쟁력이 급격히 약화된다. 현재 국내에서도 규제 완화를 통해 기업의 자율성을 높여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는데 이는 단기적 이익이 아니라 장기적 국가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한 현실적인 선택이다. 물론 이러한 주장에 대해 일부에서는 “규제 완화가 사회적 양극화를 심화시키고 기술 발전 과정에서 개인의 피해를 초래할 수 있다.”고 반박할 수 있다. 그러나 문제의 핵심은 규제의 존재 여부가 아니라 혁신을 저해하는 불필요한 규제를 어떻게 조정하느냐에 있다. AI 도입으로 일부 직무가 대체될 가능성은 분명 존재하지만 그렇다고 기술 발전 자체를 억제하는 것은 해결책이 될 수 없다. 오히려 정부는 기본적인 사회 안전망을 유지하면서도 민간의 경쟁을 통해 기술력과 글로벌 경쟁력을 확보하도록 유도해야 한다.
앞서 살펴본 것처럼 과도한 규제와 경직된 제도는 기업의 신사업 추진과 연구·개발을 가로막고 그 결과 핵심 기술과 인재, 일자리가 해외로 이전되는 구조적 손실을 초래하고 있다. 특히 AI, 반도체, 바이오, 플랫폼 서비스와 같은 첨단 산업에서 이러한 흐름은 더욱 뚜렷하게 나타나며 이는 장기적으로 한국 경제의 경쟁력을 약화시키는 요인이 된다.
반면 금융 규제 샌드박스 사례에서 확인할 수 있듯이 시장의 자율성을 보장하고 규제를 합리적으로 완화할 경우 기업 혁신과 산업 성장, 고용 확대라는 긍정적인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기업 경영진 다수가 규제 완화를 경제 활성화의 핵심 과제로 인식하고 있다는 점 역시 현재 한국 경제가 요구하는 방향이 무엇인지를 분명히 보여준다.
물론 규제 완화에 따른 사회적 부작용에 대한 우려도 존재하지만 문제의 핵심은 규제를 유지할 것인가의 여부가 아니라 혁신을 저해하는 불필요한 규제를 어떻게 조정할 것인가에 있다. 기술 발전의 속도가 경쟁력을 좌우하는 AI 시대에 제도가 이를 따라가지 못한다면 한국은 다시 경쟁의 중심으로 복귀하기 어려울 수 있다. 따라서 정부는 기본적인 사회 안전망을 유지하는 한편 기업의 자율성과 경쟁을 보장하는 방향으로 제도를 정비해야 한다. 이는 단기적 선택이 아니라 장기적인 국가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한 필수적인 전략이다.
(한국경제, 2025.02.18 기사:
https://www.hankyung.com/article/202502170005i)
(한국경제, 2025.01.15 기사:
https://n.news.naver.com/article/015/0005082326?sid=102)
("경제성장 하려면 기업규제부터 완화해야":
https://www.dbpia.co.kr/journal/articleDetail?nodeId=NODE11929918)







